재미있는 정월대보름의 유래와 음식
정월대보름은 매년 1월 15일로 양력으로는 2020년 2월 8일입니다. 비록 요즘에는 공휴일도 아니고 많은 가정에서 전혀 챙기지 않기도 하는 하루가 되었지만 과거에는 우리나라 세시풍속에서 아주 중요하게 여기던 하루였습니다. 과거 우리 조상들은 어떤 의미로 정월대보름을 챙겼는지 그 유래와 정월대보름에 꼭 챙겨먹는 특별한 음식들을 알아보겠습니다.
정월대보름 음식 문화
정월대보름의 음식 문화에서 가장 먼저 이야기해야한 것은 바로 견과류를 깨먹는 부럼깨기 입니다. 아무리 현대 사회 가정에서 정월대보름을 특별히 챙기지 않는다 하더라도 이 부럼만큼은 챙겨드시지 않을까 싶은데요. 부럼깨기는 정월대보름의 이른 아침에 땅콩, 호두, 밤, 잣 등의 견과류를 어금니로 물어서 까먹는 행위입니다. 이는 오는 한해동안 무탈하고 부스럼나지 않게 해주세요 하고 기원하는 우리의 고유 풍속입니다.
아침에 부럼을 물었다면 식사 때는 어떤 음식을 먹었을까요? 정월대보름의 필수음식은 바로 오곡밥입니다. 오곡이란 보리, 쌀, 콩, 조, 기장 이 다섯 곡물을 넣어 지은 밥으로 한해 농사를 성공적으로 이루게 해달라는 기원을 담아 챙겨먹던 음식입니다. 오곡밥을 먹는 시간은 정월대보름 당일이라고 하는 말도 있고 몇 지역에서는 정월대보름 전날에 먹기도 합니다. 여기에 반찬은 나물을 함께 내곤 했습니다. 여름에 말려둔 각종 나물을 삶아 참기름, 들기름에 무쳐 함꼐 먹었습니다. 조상님들은 이 나물들이 다가올 더위를 이겨내게 해준다고 믿었다고 하네요.
지금도 떡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약밥은 정월대보름 대표음식입니다. 찹쌀에 밤, 대추, 꿀, 간장 등을 넣어 쪄 먹는 전통 간식입니다. 위에 말씀드린 오곡밥과 약밥을 먹으며 이 풍요로운 재료들처럼 한해 농사가 풍족하고 건강하게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전통 문화를 지켜왔다고 합니다. 재밌는 것은 성씨가 다른 집 세집이 이웃집의 밥을 먹을 때 운이 가장 좋다고 믿어 이웃들끼리 각자의 약밥을 만들어 서로 바꿔 먹었다고 하네요.
정월대보름은 대한민국만의 문화가 아닙니다. 중국과 일본에서도 정월대보름과 같은 명절이 있는데 부르기는 중국에서는 상원, 일본에서는 소정월이라고 합니다. 왜 다른 나라에는 없는 풍속이 한국, 중국, 일본에만 있을까요? 정월대보름을 아시아 3국에서 챙기는 이유는 세 나라 모두 음력 달력을 사용하기 때문, 즉 달의 변화에 민감했기 때문입니다. 정월대보름은 온 마을 사람들이 모두 모여 행사를 하곤 했는데요 어릴적 국민학교, 초등학교에서 했던 지신밟기, 쥐불놀이 등의 고유 풍속은 이제는 찾아보기 힘들어졌습니다.
정월대보름 놀이 문화
쥐불놀이
쥐불놀이는 대표적인 정월대보름 놀이로서, 전해오는 전통 우리 놀이 중에 그래도 가끔씩은 볼 수 있는 놀이입니다. 한때 산불을 일으키는 놀이로도 유명했는데요, 이는 논 밭에 있는 잡초와 잔디를 태워서 해충 피해를 막고자 시작되었다고 하네요. 아이들 이불이 오줌 싸는 불장난으로만 생각했는데 이렇게 삶에 연관이 있는 행위였군요.
지신밟기
정월대보름 행사에 빠질 수 없는 지신밟기는 우리의 고유 신앙 또는 미신과 관련이 있는데요 집터를 지켜준다고 믿은 땅의 신, 지신에게 고사를 올리고 풍물을 울리며 한 해의 안녕과 축복을 비는 풍속입니다. 아무래도 과거에는 과학보다는 믿음과 미신에 의지하던 시절이라 이런 재미있는 문화도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네요.
이 밖에도 정월대보름 보름달이 떠오를 때 나뭇가지로 만든 달집을 태우면서 액운을 쫓고 새해에 풍요롭길 기원하는 달집태우기, 마을의 나쁜 운을 막고 복을 기원하며 장승을 세우기도 했고, 다리를 건너며 다리 병을 겪지 않길 기원하는 다리밟기, 연을 날리다 줄을 일부러 끊어 하늘로 날려보내면서 액운의 단절을 기원했던 액막이연 등 참 다양한 놀이와 풍속, 행사들이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정월대보름의 유래와 문화, 음식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제 세대만 하더라도 어릴적엔 정월대보름을 중요하게 챙겼던 것 같은데 해가 지날수록 그 문화가 사라져가는 듯한 느낌을 아주 확연히 받았습니다. 나 하나 잘되기 위함이 아닌 마을과 이웃 세상 모두가 탈 없이 복된 한해와 농사 결과를 얻길 바라는 그 순수하고 간절한 마음이 이 아름다운 전통 문화를 만들었다고 생각하니 요즘처럼 타인을 경계하고 한 동네에 심지어 옆집에 살아도 왕래가 없는 때에 이 문화가 더욱 귀하고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이번 2020년 정월대보름은 2월 8일 토요일입니다. 저 역시도 오랜만에 이 문화와 조상의 생각을 기리며 오곡밥과 약밥, 그리고 견과류를 챙겨먹어볼 생각이에요. 다 잘되라고 하는 행위이니 잘되면 좋고 아니어도 기분만은 좋아지겠죠? 모두들 복 많은 정월대보름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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