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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좋았던 가을 날 언니 생일을 맞아 엄마와 딸 둘이 신라호텔 중식당 팔선에서 코스요리를 먹고 왔어요. 예전부터 칭찬을 자자하게 들었던 식당이라 궁금했지만 기회가 되지 않았는데 육아로 지친 큰 딸의 생일에 맛있는 음식을 쏘겠다는 쿨한 엄마 덕분에 이제야 가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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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가 선택한 코스는 고 코스로 신라호텔 런치 코스 중 두번 째 코스입니다. 첫번 째 코스는 9만원에 비교적 익숙한 요리들로 구성이 되어있어서 금액대 부담없는 선에서 새로운 요리를 접하고자 고코스로 선택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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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선은 캐슈넛 맛집으로도 유명하죠? 짜사이와 오이장아찌 혹은 피클, 캐슈넛이 기본 찬으로 나왔습니다. 반찬은 빌 때마다 바로바로 채워주시니 마음껏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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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타이저는 주방장 특선 전채라고 쓰여있어 매번 랜덤인 듯 한데 입맛을 돋우기에 더 없이 좋은 나왔습니다. 메인요리들이 따뜻하고 포근한 맛이었다면 에피타이저가 상큼하고 아삭해 더욱 잘 어우러진듯 해요. 전복과 송화단, 새우, 아스파라거스와 오향장육 해파리냉채가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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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 째 메인요리는 홍소소스 팔진전복 이었어요. 제가 팔선에서 먹은 모든 요리 중 가장 맛있었습니다. 숙주에 도톰한 전복 그리고 아주 부드러운 홍소소스라고 하는 것을 끼얹었는데 간장베이스의 전분을 넣은 소스로 입에는 익숙한 맛인데 그 온도와 질감이 참 포근하여 완전히 새로운 맛을 경험한 듯 했습니다. 원래 국물이나 소스를 많이 찾지 않는데 재료를 다 먹고도 저 소스가 참 맛있어 한참 더 떠먹으며 감탄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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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메인요리는 스프였어요. 망태버섯 진균스프로 송이버섯과 아주 특이한 외형과 식감을 가진 망태버섯이 주를 이룬 스프로 한 스푼에 바로 건강이 좋아질 것만 같은 맛이었습니다. 망태버섯은 태어나서 처음 먹어본 버섯이었는데 유부처럼 속이 비어있고 식감은 꼬들꼬들 아삭한 것이 완전 특이했어요. 중국에서 아주 고급 식재료로 사용된다고 합니다.
각자 테이블에 이렇게 뚜껑을 열어주시는 서비스를 하는데 그냥 바로 나오는 것보다 더 특별한 기분이 들어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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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비교적 먹어본 맛의 우럭을 이용한 어향소스 활생선튀김이었습니다. 스윗 앤 사워 소스에 조금 덜 자극적인 버전이라고 하면 될까요? 생선 크기도 도톰했고 튀김옷도 찹살 느낌 낭낭하게 바삭하고 쫀득했습니다. 메인 코스는 끝이 났고 식사를 선택했어요.
식사 메뉴는 짜장면, 짬뽕, 볶음밥이 있어서 각 한가지씩 주문해 나눠먹기로 했습니다. 세 가지 식사류 모두 양이 아주 넉넉하게 나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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짬뽕은 맵지도 특별하지도 않은 묵직한 불향의 짬뽕이었습니다. 물론 해물은 실하게 나와 국물과 해물 건더기 위주로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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볶음밥은 그냥 우리가 알던 볶음밥인데 심지어 조금 마른 느낌이었어요. 어쩜 수분을 많이 날려서 그럴 수도 있고 미리 준비된 걸 내셨을 수도 있구요. 실망스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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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가장 기대했던 짜장면. 다소 호불호 있던 다른 메뉴에 비해 팔선 짜장면을 찬양하는 후기를 많이 봐서 더욱 기대하고 있던 터였습니다. 비주얼은 식사 메뉴 중 가장 좋았습니다. 그러나.... 제 입맛에는 너무 달더군요. 많이 아쉬웠습니다. 식사 메뉴 세 가지는 누가 낫다 별로다 할 수 없을 정도로 셋 다 실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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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계산해주셨어요. 예약부터 계산까지 아직도 자식들 덕을 보기 보단 가진 것을 나눠주시기 바쁜 모습에 항상 감사하고 죄송스럽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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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인증샷을 찍는 신라호텔 로비. 2층에서 편하게 찍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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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호텔 팔선 계산 내역 첨부합니다. 현대 레드카드 찬스로 약간의 할인을 받아서 총 317,000원을 결제했습니다. 인당 10만원 돈으로는 충분히 만족스러운 식사와 서비스였다고 생각합니다.
여기까지 신라호텔 중식당 팔선 런치 고코스 후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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